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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렌즈, 렌즈, 렌즈... 헝그리 유저들을 위하여 (2)

대구담 2017. 4. 19. 12:29

렌즈를 흔히 칼(knives)에 비유합니다.

칼은 여러가지 용도가 있죠. 과일을 깎는 칼, 생선을 토막내는 칼, 회를 뜨는 칼,

스테이크를 써는 칼 등 여러가지 모양과 목적을 가진 칼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각각에 맞는 용도가 있습니다. 회를 뜨는 칼로도 과일을 깎을 수 있지만 과일은

그래도 과일 깎는 칼을 써야 빠르게, 그리고 모양 있게 과일 모양을 낼 수 있겠지요.

 

렌즈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대구경 망원렌즈를 인물 사진에 쓴다고, 초광각 렌즈를

쓴다고 인물사진이 안 나오는 것이 아니지만 인물 사진엔 그에 적합한 렌즈를 써야

찍기에도 편하고 마음에 드는 사진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헝그리 렌즈 중, 표준 줌 렌즈에 대해 떠들어 보겠습니다.

 

보통 사진을 시작하게 되면 대부분의 유저들은 번들렌즈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팔공이와 어울리는 번들렌즈로는 애기, 아빠, 할배, 할배부르르 등이 있겠죠.

애기번들은 니콘의 AF-S 줌렌즈 중 가장 저렴한 렌즈로 3.5-5.6의 가변조리개를

가지고 있고 18-55mm의 편리한 화각대에, 내장 초음파 모터를 사용하여 조용하고

빠른 포커싱 속도를 보여 줍니다.

 

아빠 (AF-S 18-70mm 3.5-4.5) 번들렌즈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애기와 같은

번들렌즈 취급 받는 것이 조금 억울할 정도로 좋은 화질과 빠른 포커싱, 18-70mm의

넓은 화각 등 니콘에서 만드는 렌즈 중 가격대비 가장 높은 평점을 가지고 있는

렌즈입니다. 이 렌즈가 왜 번들 렌즈로 별명이 붙었냐면 예전에 D70이 처음출시

되었을 때 번들 패키지로 끼워 팔았기 때문이죠. 그 당시 D70은 20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기종이었기 때문에 고급렌즈가 번들로 끼워지는 것이 그리 이상할 것이 없었죠.

 

할배번들(AF-S 18-135mm f 3.5-5.6)은 카메라를 처음 시작하는 팔공유저들이

쓰시기에 18-70과 함께 최적의 화각대와 좋은 화질, 저렴한 가격을 동시에 구비한

가장 무난한 선택일 것입니다. 이 렌즈는 거리계창을 없애고 (렌즈의 성능과는 아무

관계 없죠) 마운트 부위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단가를 낮춘 니콘의 신제품입니다.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지금보다 비쌌죠. 왠지 모르게 별로 인기가 없어 요즘은 가격이

조금 내려가 있는 상태이고 중고가격은 아빠번들렌즈의 중고 가격과 비슷하게

거래됩니다.

 

자, 여기까진 서론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죠. (너무 길어서 재미 없죠?)

 

카메라를 시작하고 누구에게나 찾아 오는 렌즈 뽐뿌. 특히 2.8 고정 줌에 대한

뽐뿌는 참 물리치기 어려운 유혹입니다. 특히 광량이 충분치 않은 실내 사진을

찍을 때 조금만 줌링을 돌려도 조리개 값이 4, 5를 넘어가 버리니 셔터 스피드도

안 나오고, 스트로보를 쓰자니 주위에 눈치가 보이고... 밝은 2.8 고정 줌렌즈 하나만

있으면 모든 고민에서 해방될 것 같은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어디 싸게 나온 것 없나... 하고 장터를 기웃거려 보지만 이게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니콘 브랜드의 2.8 고정 줌은 중고라 해도 백만원이 다 넘어갑니다. 물론 비싼 고정

조리개 표준줌 렌즈를 살 수 있는 주머니 사정이 되는 분이야 그다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보통의 유저들에게 백만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그러나 실망하긴 이르죠! 조금만 눈높이를 낮춰 보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2.8 고정 줌, 또는 2.8 고정 줌의 성능에 거의 맞먹는 중고렌즈나 써드파티 렌즈들을

찾을 수 있거든요. 그럼 중고 기준 가격대 40만원 이하의 헝그리(?) 표준 줌 렌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 번 알아 봅니다.

 

 

1. Tamron AF 17-50mm 2.8 XL DiII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니콘 17-55의 대안으로 가장 인기 있는 국민 표준줌입니다. 중고가격이 30만원대

초반이고 17밀리의 넓은 화각으로 인물이나 풍경 등에 고루 사용할 수 있고, 모양도

썩 나쁘지 않습니다. 니콘의 17-55와 비교했을 때 주변부 화질이 좀 떨어지고

니콘에 비해 약간 담백한 발색력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사용자에 따라 이 탐론의 색감을

더 선호하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조리개 최대 개방시에도 꽤 우수한 선예도를 보여

줍니다. 소비자 만족도가 아주 높은 렌즈입니다.

 

 

 

2. Sigma AF 18-50mm DC EX 2.8 Macro, Sigma 18-50mm 2.8 DC EX HSM Mac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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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만으로 보았을 때, 탐론 17-50에 전혀 밀릴 것이 없죠. 간이 매크로 기능도 있어서

근접 촬영도 가능하구요, 시그마 특유의 차분한 색감이 아주 좋은 렌즈이죠. 단점은

이넘의 줌 링이 반대방향이라는 겁니다. 니콘렌즈에 익숙하신 분들이 종종 불평을

하시지만 이 또한 손에 익으면 문제될 것이 없죠. 플레어에 조금 약한 것도 단점으로

지적됩니다. 가격은 HSM(내장 초음파 모터) 달린 것이 중고로 30만원 후반대입니다.

구형 시그마 18-50 (HSM 없는 것)은 20만원대에도 구할 수가 있습니다.

 

 

 

 

3. Tokina AT-X Pro AF 28-70mm 1: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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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28-70의 뽀대가 부러운 분들은 이 렌즈를! 뽀대 하나만 가지고는 어떤 렌즈에도

밀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과연 허우대만 멀쩡한 렌즈일까요? 그렇지 않죠. 이 렌즈

만큼 많은 오해를 받는 렌즈도 없을 겁니다. 지금 SLR 클럽에 가셔서 토키나 28-70

으로 검색을 한 번 해 보시면 '최대개방시 소프트하다'라는 댓글이 무지무지하게

많이 뜰 겁니다. 그러나 이 렌즈를 써 보았고, 아직도 쓰고 있는 저에게 물으신다면

제 대답은 '써보지도 않은 거뜰이...'입니다. 어떤 렌즈던 조리개를 최대로 오픈하면

이미지 자체가 약간 소프트해집니다. 니콘 28-70도 와이드 오픈에선 약간 그런 현상이

보이고 또 색수차도 관찰됩니다. 제 경험으론 1. 60-70밀리 구간에서 2. 조리개를 2.8로

오픈하고 3. 역광이나 반역광 상황일 때, 이 세 가지 조건이 다 맞아 떨어졌을 때

다른렌즈보다 조금 더 이미지의 윤곽이 뽀시시해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위 3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일치되지 않으면 다른 렌즈와 별 차이 없습니다. 괜찮다는 얘기죠.

 

이 렌즈의 가장 큰 장점은 발색능력입니다. 특히 녹색과 파란색 계통의 발색은 눈이

시릴 정도입니다. 또 조리개를 두 스탑 정도 조여 주었을 때의 선예도는 정말 칼에

베일 것 같습니다. 17-55와 비교해도 조리개 값 5-6 사이의 선예도는 토키나가

더 좋았습니다. (제 이름으로 검색해 보시면 이 렌즈로 찍은 사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렌즈의 단점은 플레어에 약하다는 것입니다. 역광의 상황에 맞닥뜨렸다면 손으로

적당히 렌즈를 가려주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뭐 역광에선 어떤 렌즈고 장사가 있나요.

어떤 유저들은 캐논 24-70 후드를 개조해서 쓰기도 합니다. 가격은 잘만 찾으면 20만원

정도에서 상태 좋은 넘을 찾을 수 있습니다.

 

 

 

4. Nikon AF 35-70mm 1:2.8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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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써 본 니콘 2.8 고정 줌 렌즈 중 가장 저렴하고 가장 화질이 좋았던 렌즈 중

하나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화질이란 선예도, 발색,

주변부, 왜곡정도 등을 모두 말하는 것입니다. 이 렌즈는 필름카메라나 FF바디에

물려지면 그야말로 천하무적의 렌즈가 되지만 크롭에서도 아무 문제 없이 쓸 수

있습니다.

 

제 주위엔 니콘 28-70을 마다하고 이 렌즈와 토키나 12-24, 그리고 광각 단렌즈를

쓰는 분도 계십니다. 그렇게 다 사도 28-70 반 값도 안됩니다.

 

단점은 물론 35밀리부터 시작하는 화각이겠죠.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렌즈의 용도

를 생각하신다면 문제될 것도 없습니다. 17-35밀리 구간을 포기하는 대신 값싸고

화질 빵빵한 인물전용 표준줌을 가지는 것이니까요. 비록 수동이지만 매크로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다른 단점으론 이 렌즈가 구형 직진식이라는 것이죠. 렌즈구조상 배럴이 피스톤

작용을 해서 신경 써서 다루지 않으면 내부에 습기가 차기 쉽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습기는 곰팡이가 되겠죠. 저도 곰팡이 때문에 처분했습니다. 습기를 막는

방법은 항상 카메라를 건조한 곳에 보관하고, 추운 날씨에 카메라를 사용한 후엔

갑자기 따뜻한 곳으로 가지고 들어와서 꺼내 열어보지만 않으면 됩니다. 보관하기
에 따라서 몇 십년을 습기걱정 없이 쓸 수도 있습니다.

 

이 렌즈를 또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앞으로 FF 바디가 저렴하게 보급화되면

이 렌즈는 그 능력을 200% 발휘하게 됩니다. 역시 렌즈는 제 화각에서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이 렌즈는 출시된지가 좀 된 렌즈라서 상태가 깨끗한 것을

찾기가 약간 어렵습니다. 저는 포기하고 손이 많이 탄 것을 우리 돈으로 15만원에

사서 아주 자알 썼습니다. 렌즈 닦다가 안에 용액이 들어가는 바람에 망했지만요...ㅠ.ㅠ

 

 

 

4. Nikon AF 24-85mm 1:2.8-4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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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 줌을 포기하는 대신 만능 화각의 렌즈를!

 

요즘 쓰고 있는 렌즈인데 아~주 해피하게 쓰고 있습니다. 조리개 값도 24-28mm

구간에선 2.8, 35mm에선 3.2, 50mm에서 3.5, 70-85mm 구간에선 4로 밝은 편에

속합니다. 적당한 무게로 손에 쥐었을 때 밸런스도 우수한 편이구요. 

 

전체적으로 점수를 매기면 아빠번들보다 광각 면에선 약간 밀리지만 화각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아빠번들을 앞서는 우수한 렌즈라는 느낌입니다. 제가 왜

아빠번들에 비교를 했냐면 아빠 번들렌즈의 우수한 선예도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24-85mm의 넓은 화각에, 아빠번들보다 쨍하고, 아빠번들보다

밝고, 아빠번들보다 발색이 뛰어나다... 더 고민할 필요가 없는 렌즈입니다.

 

1:2 간이접사 기능이 있어서 상당한 근접거리 촬영이 가능합니다. 일전에 쇼핑몰

촬영관련 렌즈를 찾고 계시던 분이 계셨는데 이 렌즈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가격... 저는 30만원 정도에 중고를 샀습니다.

 

 

 

5. Sigma AF 17-70mm DC 1:2.8-4.5 Mac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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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의 24-85D에 필적하는 시그마의 야심작입니다. 이 렌즈는 써 보진 못했지만

니콘의 24-85에 없는 17-24밀리 구간 더 넓은 화각만큼 하는 일이 더 많은 렌즈

라고 봅니다. SLR 클럽에서 사용기를 읽어 보니 아주 만족할만한 평이더군요.

요즘 같은 모델의 HSM 버전이 나오는 바람에 중고 가격이 싸졌습니다.

접사배율은 1:1.2로 외려 니콘 24-85D보다 낫고, 화각대가 넓으므로 일반 풍경사진

도 멋지게 소화해 내는 팔방미인 렌즈입니다. 밝기도 2.8-4.5로 우수한 편이지요.

전체적으로 화질은 니콘 24-85보다 약간 못하고, 쓰임새는 24-85보다 더 나은

렌즈라는 평입니다. 중고가격 약 25만원 전후입니다.

 

 

 

6. Sigma 24-70mm 1:2.8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렌즈도 아직 써 보진 않아서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가격이 아주 저렴합니다.

그리고 크기 면에선 토키나 28-80mm 2.8 (위에 설명한 렌즈는 28-70)을 제외

하곤 가장 큽니다. 렌즈의 구경이 82mm라서 아마 필터 구하기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뽀대 면에선 최강, 화질은 보통 수준이라고 봅니다.

 

 

 

 

 

 

인물용 스냅샷에, 초광각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소화되는 광각, 가까이서 피사체를

어느 정도 클로즈업해주는 중간 망원. 이 세가지를 만족시키는 렌즈를 보통 표준

줌렌즈라고 할 때 위에 열거한 렌즈들은 니콘브랜드의 2.8 고정줌렌즈가 가지고 있는

성능보다는 한 두가지 정도 미흡한 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1/4값밖에 안되는

저렴한 가격에 빼어난 성능을 가진 매력있는 렌즈들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토키나

28-70 2.6-2.8과 니콘 24-85D, 그리고 토키나 12-24를 쓰고 있는데 이 조합으론

니콘 28-70이나 17-55가 하나도 아쉽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이제 용도에 맞게 렌즈를

쓰는 일이 익숙해졌기 때문이죠.

 

흔히들 렌즈는 재산, 바디는 소모품 이라는 말에 스스로를 위안하며 비싼 고정줌

렌즈를 살 수 밖에 없는 자신을 합리화시키려 하지만 렌즈의 용도에 대해 점점

감이 잡혀갈수록 비싼 표준 화각대의 고정줌 렌즈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고수님들 말씀 중, 렌즈는 끊어서 가라...는 말이 있죠. 아주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니콘 28-70의 중고시세가 약 125만원정도 된다고 볼 때, 이 금액이면

 

토키나 12-24 (또는 시그마 10-20)  - 광각 계열 (풍경용) -40만

니콘 35-70 (또는 토키나 28-70) - 표준 줌 계열 (인물 및 일상 스냅용) -20만

니콘 35.2 (실내 인물용) -25만

니콘 70-300 VR (행사용, 스포츠, 그 외 망원이 필요할 때) -40만

 

물론 중고지만 가방 하나가 꽉 차는, 어떤 사진이든 못 찍을 것이 없는 풀 라인업이 됩니다.

 

뽀대냐, 실용성이냐... 위에 어떤 것을 선택하시느냐는 여러분의 몫입니다.

 

 

 

계속...

 


 


 


출처 : D80 CLUB
글쓴이 : 김유진(Santa Clarit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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