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클라이밍

[스크랩] 알파인 등반의 식량 / 발표 - 유학재 /

대구담 2015. 11. 21. 02:45

알파인 등반의 식량 - 유학재

 

 

서론

알파인등반이란 ‘초경량속공 등반'으로 요약할 수 있는 등산 방식으로서 6명 이하의 소규모 등반대가 최소한의 장비와 식량을 직접 짊어지고 산소기구의 도움 없이 정상까지 최대한 빨리 등반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다수의 인원으로 구성된 원정대가 본거지를 설정하고 차차로 전진 기지를 설치하며 셰르파의 도움을 받아 정상에 도달하는 극지법(極地法)과 상반된 방식이다.

 

 

극지법은 정찰조가 미리 루트를 살펴보고 정상으로 가는 길에 수천 m의 고정 로프를 미리 설치한 뒤 공격조가 올라가는 데 비하여, 알파인 등반은 사전 정찰을 하지 않고 셰르파의 도움 없이 직접 루트를 개척한다.

고정 로프를 사용하지 않고 선등자(先登者)와 그 뒤를 따르는 후등자(後登者)를 연결하는 자일 1~2개만 사용하며, 선등자가 암벽 등에 박은 하켄 등의 장비도 후등자가 회수하며 올라간다.

 

 

이 방식은 1975년 이탈리아의 등반가 라인홀트 메스너Reinhold Messner)가 오스트리아의 피터 하벨러(Peter Habeler)와 함께 산소기구 없이 57시간 만에 해발 8068m의 히든파크(가셔브룸 1봉) 북서벽을 등반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로써 알프스 고산 지대에서 행해지던 등반법이 히말라야의 8000m급 고봉에서도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하였으며, 명칭도 알프스 등반법에서 유래하였다.

 

산소통도, 짐꾼도, 셰르파도 없이 장비와 식량을 직접 짊어진 채 루트를 개척하며 최대한 빠른 속도로 등반하는 것을 목표로 하므로 극지법에 비하여 난이도와 위험성이 크지만, 정상 정복의 결과에 목적을 두지 않고 강인한 체력과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한 등반 과정을 중시함으로써 진정한 알피니즘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 최소한의 장비만 가지고 등반하므로 환경오염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 장점도 있다.

 

종전까지 한국의 히말라야 고봉 등반사는 대규모 등반대가 극지법 방식을 이용한 것이었다. 2009년 7월 13일 5명으로 구성된 'K2익스트림팀 원정대’가 베이스캠프를 출발한 지 6일 만에 신루트를 개척하며 해발 7027m의 스팬틱 골든피크 정상에 오름으로써 한국 등반계 최초로 히말라야 7000m급 거벽을 순수한 알파인 스타일로 등반하는 데 성공하였다.

[출처] 알파인 등반 [-登攀, Alpine style ] | 네이버 백과사전 인용

 

 

해외 원정이란 것을 처음 시도한 것이 1988년도로 맥킨리 캐신릿지를 가기 위해 1년여 이상을 대원들과 훈련을 한 적이 있다 그때 가장 힘들었던 훈련 중의 하나가 먹는 훈련이었다. 외국에 나가면 한국 음식과 달라 특히 미국은 우리가 자력으로 해먹어야 했기에 음식의 입맛을 미리 단련해야 한다는 선배의 조언에 훈련 중 별 이상한 음식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훈련 중의 음식은 무조건 주어진 재료에 원래의 맛보다 더 맛없게 조리하여 먹는 방법을 취하였다

한번은 미군용 전투 식량인 c-레이션의 봉지 안에 있는 모든 음식을 넣고 심지어는 껌, 쥬스가루, 쵸코렛 까지 한번에 다 끓여 먹은 적도 있다.  유사시 어떤 음식도 먹어야 한다는 일념하에..

결국은 나의 등반 사고로 나만 빠지게 되었지만 그때의 훈련은 아주 혹독했다

 

그 후 1990년 구 소련 코뮤니즘봉(7,945m) 원정이 첫째가 된다.

가는 대원 모두 원정 경험이 처음이라 식량과 장비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때의 등반이 나의 첫 알파인 등반이었다. 기억나는 식량으로 불로에서 나온 것인데 시중엔 판매를 하지 않아 군용을 은박필름에 다시 담아 파는 것을 가지고 갔다.

 

내가 이번 세미나에서 발표하고자 하는 것은 그동안 여태의 등반대가 보여준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지만 다녀오고 나서 등반의 과정에만 중시하였지 그에 상응하는 식량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나의 등반을 위주로 식량에 대해 발표하고자 한다.

 

 

 

본문

이번 발표에서는 영양학적인 이야기는 제외하겠다.  열량과 영양소의 제시는 내가 해당되는 지식을 깊게 알 수가 없고 등반 당시 영양에 고려해서 준비한 적이 없다. 어떻게하면 적은 양으로 배를 안고프게 할 수 있냐는 것이 관건이었기에 영양적인 부분은 제외한다.

또한 당일 등산과 국내 등산에서의 식량에 관한 것도 제외한다.

내가 발표하고자 하는 것은 알파인 등반에서 과연 어떻게 먹어야 할까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발표를 한다.

 

보통 우리가 등반 식량을 이야기할 때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여기부터 초보자들에겐 아주 궁금한 점이 많을 것이다.

산을 먼저 다닌 선배들에게도 물어 봐도 만족한 답을 얻어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

등반을 하는 모든 사람의 입맛과 취향이 다르기에 본인이 선호되는 음식을 위주로 말을 하기에 답을 얻어내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등반 식량이란 무엇으로 해야 할 것인가?

 

아래 글을 보자

 

 

보통 사람이 등산 시에 소모되는 에너지는 1일 3,500∼4,000칼로리 정도인데 암벽이나 빙벽 같은 전문등반은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소모량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등산에서 빈약한 식량준비는 산행의 진행을 더디게 하고 더 많은 에너지의 소모를 가져오게 만든다. 알맞은 영양분이 포함된 식량은 등산의 즐거움을 배가시켜 주고, 남들보다 앞서가는 산행을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며 등산의 기본이다. 산에 가서 얻는 즐거움이 무엇보다도 크지만 떠나기 전에 식량을 준비하는 과정도 등산의 즐거움임을 알아야 한다.

 

 

등산 식량의 구비조건

등산식량은 가볍고, 조리가 간단하여야 한다. 영양소에 따라 합리적인 식단을 짜고, 꼭 필요한 만큼 준비하여 효율적으로 섭취하는 등산식생활의 개선이 필요하다.

① 가볍고 부피가 적을 것.

② 요리하기가 편리할 것.

③ 높은 열량을 낼 것

④ 맛있고 영양가가 높을 것.

⑤ 소화 흡수가 잘 될 것.

⑥ 휴대하기 편리할 것.

⑦ 보존성이 강하고 변질되지 않을 것.

⑧ 버릴 것이 적을 것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모든 조건을 충족시켜 주는 식품은 자연식품은 거의 없다. 가공식품은 이런 조건을 맞는 것들이 있으나 고산용으로 가격이 비싸고, 맛이 떨어진다. 등산식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맛이다. 아무리 열량이 높고 영양가가 있어도 입맛에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각자의 기호에 맞는 식품 가운데에서 등산식량으로 적합한 것을 찾아내면 좋을 것이다. 버릴 것이 많은 식품류는 등산식량으로 부적합하므로 가급적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1) 간식 및 비상식량의 구비조건

① 열량이 높고 부피가 작으며

② 당분이 많이 포함되어 섭취 후 빨리 소화 흡수되고

③ 빠른 시간 안에 열량을 낼 수 있어야 하며

④ 취사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어야 하고

⑤ 깨어지거나 부서지지 않아야 한다.

⑥ 더불어 간식 및 비상식량은 각자 휴대하여야 한다.

 

2) 5대 영양소

① 단 백 질 : 고기, 생선, 계란, 콩 ② 칼슘 : 우유, 유제품, 뼈 ③ 비 타 민 : 채소, 과일

④ 탄수화물 : 곡류, 감자류 ⑤ 지 방 : 유지류

 

 

3) 등산식량의 구분

 

⑴ 비상식

장기 산행(야영)시 불의의 사태로 전체가 고립되거나 혼자서 헤어졌을 때를 대비하여 1식 이상 의 끼니를 취사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식량을 개별적으로 휴대한 것을 비상식이라 한다. 불의의 사고가 없는 한 다시 집으로 가져오게 되는 예비식량이다. 잡주머니에 적당량의 비상식을 넣어 산에 가지고 다니면 되며, 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은 군용 시레이션도 좋다.

 

⑵ 행동식

산행 속도를 빨리 하거나 일기불순이 예상될 때, 또는 능선등반 등 물이 귀할 경우나 취사를 할 수 없는 경우에 대비해 조리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상태의 음식으로 김밥, 빵, 혹은 아래의 간식과 같은 내용의 것을 준비한다. 단 겨울철에는 얼지 않는 것이라야 하며 따뜻한 국물(간단히 먹을 수 있는 동결 건조식품 등)이나 음료를 아울러 준비하며 주먹밥, 미숫가루, 약과, 가래떡도 좋다.

 

⑶ 간식

산행 중 수시로 먹으면서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며 그 내용물로는 비스킷, 초콜릿, 육포, 어포, 곶감, 건빵, 사탕, 치즈, 햄, 건포도 등 많은 식품이 있다. 본인이 좋아하는 기호식을 준비하면 더욱 좋다.

 

 

등산식량 준비

식단은 먼저 등반계획이 결정되어야 한다. 대상지, 기간, 목적, 참가인원, 운행계획, 캠프장소 등이 정해지면 식단표를 작성한다. 날짜별로 등반내용을 기록하고 그 등반내용에 적합하고 효율적인 식단을 정한다. 간식도 소홀히 다루면 안 된다. 주.부식보다 간식이 체력 유지에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러므로 등산식량은 대충이 아닌 정확하고도 체계적인 식단표 작성이 필요한데 야영장의 식수확보문제, 취사 예정지의 조건, 계절, 야영기간 등을 고려하여 산출한다.

① 산행에서 필요한 1인 1일 필요열량은 3,500-4,000Cal 가 될 수 있게 식단표를 작성한다.

② 식단표에 의해 각 재료별로 소요량을 산출하는 소요량 집계 표를 작성한다.

③ 날짜별, 끼니별 소요량을 계산하여 적는다.

④ 구입명세표를 작성한다. 보통 슈퍼마켓 구입용, 재래시장 구입용, 각자 준비용으로 구분해 작성하는 것

이 효과적이다.

 

 

등산식량의 개선 과제

우리나라의 식품은 우리의 입맛에 맞고 영양도 풍부한 우수한 식품이지만, 등산식량으로는 문제점이 많다. 조리시간이 길고, 여러 가지 재료와 많은 양념을 필요로 하며, 코펠, 버너 등 취사도구가 많이 필요하다. 식사 후 남은 음식이 많으며 설거지하기도 불편하다. 우리나라 식량의 문제점은 해외 원정등반 중 잘 드러난다. 우리의 음식 문화는 야영 및 등반활동 시기만이라도 변화를 가져온다면 조리시간의 단축과 많은 쓰레기를 줄여 보다 상쾌한 산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등산은 중량과의 싸움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게를 줄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중량과 시간이 등반의 성패에 큰 영향을 주고, 조난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식욕과 포만감을 충족시키는 스타일에서 `등산에 필요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영양섭취'로 바꾸어야 한다. 등산식량은 공동으로 준비하지 말고 각자가 개별식량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각자의 기호에 맞는 등산식량을 찾아내고 간편한 식사법을 연구하여, 산행에서 식량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고 등반에만 몰두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진보된 등산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캬라반식

* 이동하므로 조리가 간단한 식품으로 구성

* 아침과 점심을 간단히 하고 간식을 충분하게 준비

* 석식은 다양하고 맛있게 구성

* 중간 중간의 마을에서 신선한 식품을 보충

* 일정별로 포장

 

                                                     [때론 입맛를 위해 굴비도 준비한다- 2008년 누플라원정]

 

                                                    [ 건미역으로 이용해 만든 물 미역+초고추장 반찬 ]

 

 

B.C.식

* 다양하고 푸짐하게 하며, 특식도 여러 번 준비

* 차(茶)를 다양하고 충분히 준비하여 항상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준비

* 전체적으로 입맛을 맞추는데 노력

* 얼큰한 음식, 구수하고 담백한 음식, 짭짭한 밑반찬 등

* 식품 종류별 포장

 

 

 

 

고소식

* 신경이 예민해지고 기호의 폭이 좁아져 먹히는 음식이 거의 없다.

* 기호도가 매우 높은 음식* 시간이 적게 걸리고 소량섭취로 만복감을 줄 수 있는 식품.

* 차를 다양하게 준비하여 수분을 충분히 섭취 (1일 4리터 정도)

* 아침. 저녁은 취사식, 중식은 행동식으로 구성

* 운행계획, 캠프별, 대원배치별로 식단을 구성하여 포장

                                                                                                              <코오롱등산학교 홈피 참조>

 

 

위 서술된 내용으로 식단을 짜고 준비를 하면 최상의 식단표가 될 것이다.

현실은 교과서적인 주문 내용을 다 충족시키지 못한다. 우선 예산과 등반 기간의 설정, 대원의 입맛 취향 틀리니 이것을 공통으로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특히 고소 등반식량 같은 것은 더욱 그러하다. 고산등반은 일반 등반과 달리 많은 체력과 인내 그리고 생각보다 적은 배낭 무게에도 고소에서는 엄청 무겁게 느껴지며 희박한 산소로 인해 입맛이 평상시의 절반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적당한 음식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예전에 내가 훈련하듯이 정해진 메뉴에 입맛을 길들이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

 

초창기 고소 식량 중 주식으로 우리는 국산 알파미(미국 전투용을 빌려 썼다)를 사용했다. 하지만 조리과정에서 가공 중에 남은 이상한 냄새와 설익은 밥처럼 맛이 없어 먹는데 고생이 이만 저만 아니었다. 배가 고파서 어쩔 수 없이 먹는 형국이었다. 자금 사정이 좋은 원정대는 일제 알파미를 구입해 등반 식량에 첨가했다. 일본 알파미는 밥 냄새가 나지 않았으며 밥솥에서 한 것처럼 찰지고 우리 입맛에 잘 맞았다.

지금도 입맛을 알고 있는 사람 중에 일제 알파미를 사용하기도 한다.

 

나 역시 고소 식량에 대해 따로 제시할 것이 그리 많지 않다.

다만 그동안 등반했을 때 먹었던 제품 위주로 식량과 간식을 기억을 더듬어 제시하고자 한다.

이것은 나와 함께 등반했던 사람들의 식량이었고 이것이 다른 등반의 지표가 될 수 없다.

원정을 가기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식단의 모델이 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내가 어떻게 먹고 움직였는지는 보여 줄 수 있다

 

서술된 표의 식량을 참고로 봐야할 것은 내가 등반 했던 곳은 일반적인 등반이 아니기 때문에 이 식량에 대한 보고는 먼저 나의 등반 내용을 이해하고 봐주어야 하며 등반기도 나중에 보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등반 대상지에 따른 식량 준비(표1)

순번

1

2

3

4

5

6

7

8

9

10

대상지

코뮤니즘

키차트나스파이어

가셔브롬

4봉

꽁대샤르

누플라

CAC샤르

코리언

샤르

카니바샤

샤르

레이니어

파리납차

년도

1990

1992

1997

2006

2008

2008

2008

2008

2010

2010

위치

파미르

알래스카

파키스탄

네팔

네팔

파키스탄

파키스탄

파키스탄

미국

네팔

시즌

여름

여름

여름

동계

여름

여름

여름

겨울

높이(m)

7945

2905

7925

6093

5885

5942

6000

6500

4392

6017

등반인원 및 일수

4/4

3

3/4

2/4

2/2

4/4

4/3

3/5

4/2

3/4

출발고도

4500m

1000m

7200m

4500m

4200m

4200m

4200m

4200m

3800m

4700m

출발위치

BC

BC

C3

BC

BC

BC

BC

BC

BC

BC

등반

스타일

알파인

세미

알파인

세미

알파인

알파인

세미

알파인

알파인

알파인

알파인

세미

알파인

알파인

등정

O

O

O

O

X

O

O

X

O

O

식량

알파미

옥수수캔팥죽 호박죽 과일캔 알파미

알파미

알파미4

라면2

옥수수캔2

라면1

알파미2

알파미8 라면4개 과일캔3

알파미4

과일캔2

알파미10

라면4 과일캔2

알파미/

마운틴하우스/누룽지/과일캔

라면3 과일캔1

간식

주로 사탕, 초콜릿, 파워젤, 견과류, 육포, 양갱 등 이용

연료

휘발유/

가스

휘발유/가스

휘발유/

가스

가스

가스

가스

가스

가스

가스

가스

* 순번 1,2,3은 기간이 오래되어 식량에 대해 추적하기 어려워 수량 미표기

* 출발 고도는 10m 단위 이하는 절삭

* 위의 표와 같이 그동안 등반했던 대상지에 따른 식량을 표기한 것

* 일부는 기억에 의해 재조명된 것도 있지만 최근 자료일수록 표기내용 정확

* 2번은 홀링하는 빅월 등반이었기에 수량은 기억이 안 나지만 먹은 것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으며 충분한 식량을 구비할 수 있었다.

* 8번 등반 당시 일제 알파미를 4개 사용했는데 그 중 2개가 인스턴트 인절미인 줄 모르고 가지고 가 식량계획 차질

* 9번 등반 때는 많은 인원(11명)이 산장을 이용하여 등반을 하였지만 생각보다 식사 준비가 길었으며 나와 함께한 등반인원은 4명

* 10번 등반 당시 3인 4번의 식사를 준비했었고 최종 출발 전 두 번 먹을 수 있는 식사 분은 제외.

 

생각보다 빨리 끝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등반은 예상보다 일정이 더 걸렸다. 두끼 분 식사 중 실제 먹은 것은 라면이고 남은 3개 알파미는 전혀 먹질 못했다. 이유는 등반이 너무 힘들어 모두 식욕이 감퇴하여 먹질 못했다. 파인애플 캔은 둘째 날 아침에 먹으려고 가지고 올라간 것이라 실제 주식으로 챙긴 것은 3번의 식사준비를 했다고 봐야 한다.

 

몸의 축적된 에너지의 효율이 g당 지방이 약 9kcal 이고 탄수화물은 4kcal 이므로 지방이 훨씬 더 좋은 에너지원이라고 생각을 할 수가 있는데 이것은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었을 때의 이야기이다.

 

사람의 몸은 산소를 무한정 들이마실 수 있을 능력이 없고 고산에선 더욱 불리하다. 따라서 탄수화물이 지방보다 짧은 시간에 더욱 많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운동을 할 때 사용되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탄수화물에 의해서 공급이 되고 휴식시에는 근육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60~70%를 지방이 공급하게 된다.

탄수화물과 지방이 다 사용되고 나면 단백질이 에너지공급원이 된다.

적절한 몸의 균형이 없는 사람이 원정을 갔다 오면 얼굴이 몰라보게 해쓱해져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 지방을 분해해서 에너지원을 다 소비하고 더하여 단백질까지 에너지로 사용하여 예전과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그 예로 예전 헤르만 볼이 낭가파르밧을 오르기 전과 올라갔다 온 후 얼굴이 틀린 것을 우리는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낭가 파르바트를 혼자 정복한 헤르만 불(1924 ~ 1957) 산을 오르기 전과 오른 후 모습

-1953년 40시간 만에 29살 청년이 80세 노인처럼 변했다는 모습으로 유명하다.

 

 

 

 

내가 즐겨 먹던 고소 식량 및 간식에 대한 열량을 조사해 보았다. (표2)

품명

중량

cal

품명

중량

cal

쌀밥

200

300

양갱

55

165

알파미

?

?

파워젤

1봉

110

육포

40

144

귤 통조림

1통

70

호박죽

1팩

150

초코파이

1개

160

단팥죽

1인분

391

다이제스티브

1개

580

라면

1봉

500

웨하스

1개

350

옥수수캔

200

230

건빵

1봉

375

초콜릿

100

393

밀크커피

1잔

38

사탕

20~25

75~80

크랙커

1개

297

 

위의 품목은 총 18개 인데 이것을 다 지고 가본 적은 없다. 대체적으로 내가 가지고 간 것은 주식으로 알파미와 캔 종류, 라면이 대부분이고 나머지는 개인 간식으로 각자 알아서 자기 배낭에 아니면 호주머니 여기저기에 넣고 수시로 꺼내 먹을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나는 항상 준비된 간식을 각자 선호하는 식품으로 챙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것은 등반을 시작하면 잠을 자기 전까지 같이 모여 앉아 있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 쉴 때에는 누군가는 움직이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심지어는 4명이 등반 할 때는 톱과 라스트가 하루 종일 못 만나 같이 간 동료가 뭘 먹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스스로 알아서 배고픔을 간식으로 조금씩 해결해야 한다. 그나마 잠자리로 같이 나란히 자는 것 보다 따로 각자 보금자리를 만들어 자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출발하기 전 항상 갈등에 시달리는 것 중 간식을 많이 가져가면 무게에 치여 고생할 것이고 가볍게 가자니 배가 고플 것이고 이 중간에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등반의 먹는 즐거움을 반감시킬 수도 있고 즐거워할 수도 있다.

 

위 표2 식품들을 계산해보니 알파미를 제외하고 열량 4,333cal 무게는 대략 1.5kg 추산의 계산이 나왔다. 그렇다면 위의 제품으로 한 사람이 몇 일을 먹을 수 있을까 생각해봐야 한다.

 

등산시에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해 보통 4000~5000 칼로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위 표2 전체를 다 먹어야 등산시 하루 필요한 칼로리가 나온다. 하지만 더 격렬하고 힘든 등반을 하면서 고소의 특수성에 의해 떨어지는 체력을 감안한다면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열량이나 수량으로 보아도 하루나 약 하루 반 정도는 먹을 수 있을 분량이다. 이렇게 간단하게 수치로만 비교할 때 알파인 등반시 수치상으로 따지고 먹자고 하면 제품의 한계와 무게 그리고 금전적인 면에 부딪칠 수 있다. 그래도 지금은 고소에서 입맛과 조금 동떨어진 제품도 있지만 선택할 수 있는 식량들이 많이 개발되어 꼭 등산 식량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을 위한 식품 중에서 좋은 식량으로 대체할 것들이 많이 있다.

 

특히 미국 제품인 파워바 같은 것은 고산 등반에서 좋은 식량으로 대체할 수 있으나 가공된 맛에서 나는 특유의 향으로 인해 한국인은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비위가 약한 사람은 파워바를 먹고 구토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국내에도 나와 있는데 곡물바 또는 다이어트를 위해 하루 최소 열량과 영양을 공급하는 제품이 나와 있고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파워바 같은 제품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것을 이용하면 파워바 버금가는 좋은 대체 식량이 될 것이다.

이것저것 훈련 중이나 사전에 맛을 보고 내 입맛이나 대원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표1의 식량에서 보듯이 등반 당시 열량이나 식사량이 풍족하게 준비된 것은 없다.

나는 짐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등반일수 중 하루 분의 양을 항상 제외했다.

 

예로 들어 등반 일수가 3일이라고 가정해 보자. 단순하게 생각하기를 점심을 행동식으로 하기로 하고 아침과 저녁의 식사를 따지면 6끼의 식사 분이 필요하다. 이렇게 간단하게 수치로 생각하면 배낭 무게는 배로 늘어나니 실제 먹는 끼니를 계산해보자. 출발 첫날은 베이스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하니 준비할 필요가 없고 첫날 저녁과 그 다음 아침과 저녁만 준비하고 3일째 되는 날은 아침에 물과 남은 간식으로 해결하고 등반을 한다. 대개 마지막 날은 베이스로 돌아가는 경우이니 조금 굶고 다녀도 베이스캠프에서 돌아가서 해결하는 방법을 취하면 3일 등반 중에 3끼니의 주식만 준비하면 된다.

 

간혹 등반이 어려워져 이 예측이 안 맞아 하루나 이틀 더 운행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사전에 철저한 등반의 난이도에 따른 등반 일수를 분석 해야 한다. 만약 식량이 떨어졌다면 가지고 있던 간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가 가능하면 하루 이틀 정도는 먹지 않아도 움직일 수 있다.

잘 먹고 잘 등반을 하면 좋은데 우리나라는 대다수의 사람이 먹는 문화가 서양과 틀려 식량의 비중이 무척 높아 무게를 줄이기 위해 등반 일수가 길어지거나 예측할 수 없는 등반에 대비하여 굶는 훈련도 필요하다.

 

덜 먹고 움직인다는 것은 무척 고통스럽다. 배낭을 매고 적당한 등행을 하다 보면 다른 때 보다 더 배가 고플 수가 있다. 배고픔을 참기란 그리 쉽지 않다. 배고픔을 이기기 위한 적절한 조치들이 필요하다.

제일 먼저 무작정 굶기보다는 공복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물을 먹어본다든가 소량의 육포나 사탕이나 비스킷 등 간식을 조금씩 먹어가면서 굶는 연습을 한다.

간식을 먹어가면서 굶는 훈련을 하라는 것은 자기가 먹은 간식 가지고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도 알 수 있으므로 다음에 준비하거나 먹을 수 있는 양을 조절 할 수 있다.

 

                            2008년도 CAC샤르 등반 당시 내가 먹었던 식량을 재구성해서 찍은 놓은 자료

 

 

 

 

결론

가장 적절한 방법은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다.

우리가 설악을 갈 때나 원정을 갈 때 꼼꼼히 이것저것(장비 식량 등등) 챙기듯이 우리 몸도 등반에 맞게 사전에 챙겨야 한다. 등산은 다른 스포츠와 다르게 신체의 모든 것을 요구한다.

육체적인 체력과 정신적인 건강 그리고 생각이 필요하다. 특히 알파인 등반에서는 강인한 체력도 중요하지만 하나 더 나가서 정신적인 집중력이 더욱 필요하다.

 

배고픔을 이긴다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나의 생각으로 볼 때 히말라야 등반 사고 사례를 보면 대체적으로 올라가다가 보다는 정상 등정 후 내려오다가 실족이나 추락 또는 탈진으로 인한 사고가 있는데 이는 육체적인 한계를 넘어 정신적인 측면이 헤이해져 오는 수가 많다. 등반의 시작은 체력으로 하지만 체력이 다 소진되고 움직이기가 힘들 때에는 정신이 살아있다면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올 확률은 더욱 높다

즉 시작은 체력이 정신을 지배하지만 체력이 떨어졌을 때 정신마저 놓친다면 큰일 날것이다. 비록 육체의 힘은 빠졌지만 정신만 잃지 않는다면 베이스로 귀환하는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그 예로 박정헌과 최강식의 촐라체의 귀환을 들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체력이 좋을 때 정신을 지배하지만 체력이 떨어졌을 때는 정신이 육체를 지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의 육체의 한계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 다음 육체의 한계가 올 때까지 몸을 혹사한 다음 나의 정신 상태를 무장해야 한다. 쉼없이 그 과정을 반복 훈련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육체의 한계를 조절할 줄 알며 만약에 그 한계를 넘어섰다 해도 두려울 대상이 아니기에 등반에 좀 더 자신 있게 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육체의 한계를 넘기 전에 체력을 어떻게 배양하는냐 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할 것이다.

일반적인 운동으로 달리기, 수영, 헬스 등으로 하는 것도 있고 등산에서는 그 대상지에 따라 짐 지고 걷기, 암벽 및 인공 등반, 빙벽 등반, 비박 등 다양한 기술에 따른 체력 배양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상지의 등반에 대비하여 필요한 기술을 연마하는 것도 좋지만 아주 기초적인 것은 기본 체력을 유지하게 하는 몸을 만드는 것이다. 등반 실력은 있는데 고산 적응이 늦어지거나 미지의 루트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버리지 못하면 대원으로써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일부 원정대의 훈련 패턴을 보면 주로 기술 등반에 주력을 하다 보니 실제 원정 등반에 가서는 지속적인 체력 유지가 안돼 실패하는 사례도 있다.

 

 

등반을 가거나 가기 전 식량의 숙련 과정 훈련과 더불어 고산 알파인 등반에 필요한 몆 가지를 조언한다.

특히 식성이 까다로운 사람은 고산 등반에 가서 더욱 현저하게 체력이 떨어진다. 만약 이런 사람이 원정을 간다면 사전에 몸을 만들어 가라고 권하고 싶다.

 

                                                                             [2010년 파리납차 전경]

 

 

1) 내 생각에 단백질과 지방이 고산 등반의 몸의 적정 7:3 정도의 비율로 만들면 될 것 같다. 등반을 열심히 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체지방이 20% 이하이며 보통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 몸을 원정용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방 섭취를 해야 한다. 반대로

   원정을 갔다 와서 과도한 등반에 따른 후유증으로 집에 돌아와 먹는 식사량이 자기도 모르게 살을 찌우는 경우도 있다.

   고산은 가만히 있어도 지방을 연소시킨다. 그것을 대비해 조금 더 축적해서 가라는 것이다.

 

2) 동상 예방을 위해서라도 물을 많이 먹는 연습도 해야 한다.

   본인 체질상 물을 많이 안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물의 양은 정해져 있다. 우리 몸은 평균 하루에

   물 2.5리터 필요로 하는 것을 감안하면 고산에서는 하루에 약 4리터의 물을 먹어야 한다. 특히 등반을 나가기 전에는 의도적으로

   물을 더 먹어 체내에 수분 함유량을 늘려 등반시 부족한 수분을 체내에서 보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을 많이 먹으면 약간의

   부작용으로 대변이 묽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설사와 구분이 되니 그리 걱정할 일이 아니다. 체내의 수분은 소변으로만 빠져

   나가는 것이 아니다. 호흡과 피부로도 상당량이 빠져나간다. 경험한 사람은 알겠지만 등반시 하루 종일 소변을 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이미 다른 계통으로 수분이 다 증발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또한 결렬한 체력소비로 몸 안에 축적된 수분이 모자라면 혈액이 묽어져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지 않는다. 혈액에 적당량의 수분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몸 끝 부분의 손과 발에 동상에 걸릴 확률이 높다.

 

3) 또한 고산 등반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설사이다. 설사는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세균 감염에 의한 세균성 설사와 소화 장애

   및 불량으로 일어나는 일반 설사이다. 구분하는 방법은 대변을 볼 때 거품이 많이 일어나면 세균성 설사로 의심해야 한다. 이때

   약의 복용은 설사약의 약전 지시보다 조금 더 복용하는 것이 좋다. 고산에선 모든 신체의 기능이 떨어지는 만큼 소화기관의 기능

   도 떨어진다.   그러다보니 약의 흡수율도 떨어져 약전의 처방보다 더 먹어야 한다. 변비는 생겨도 절대 설사는 생기면 안 된다

 

4) 고산에서는 절대 과식하지 않는다. 고산에서 과식은 금물이다. 오랜만에 만난 음식이나 입에 맞는 음식이있다고 과식을 하면 그

    다음날 영락없이 뱃속에 문제가 생긴다. 소화를 시키기 위해 소화 기관이 노력하 지만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소화 기능도 고산의

    특수성으로 그 기능이 소화를 시키지 못해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많다. 먹고 싶어도 정당한 선에서 음식을 취해야 한다. 그리고

    자극적인 음식도 피해야 한다. 너무 자극적인 음식을 먹다가는 위장이 버티지 못한다. 특히 매운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

 

5) 등반 전 잠을 충분히 자두자. 등반의 출발일자가 결정되면 긴장하여 잠을 못자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니 실제 등반을 가서

   피곤한 몸을 가누지 못해 지속적인 등반을 하는데 잠이 저해 요인이 될 수가 있 다. 코리언샤르 등반을 갈 때에는 간식만 가지고

   장장 하루 이상을 쉬지 않고 등반을 하였으며 CAC샤르 등반 첫날은 새벽 4시에 시작해서 저녁 12시에 잠을 잔적도 있다. 하루

   하루가 언제 잠을 잘지 모르는 상황도 생길 수 있으니 출발 전에 충분히 수면을 취해 등반 때 모자라는 수면 시간을 조금이나마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6) 등반시 간식 준비를 잘하자. 등반을 나가면 실제 열량 보충은 주식보다 간식 쪽에서 더 많이 보충된다. 이때에는 자기 입맛에

   맞는 기호 식품 위주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 나는 가끔 열량은 없지만 기호식품 중 오징어를 종종 가지고 다닌다. 이놈은 조금만

   먹어도 뱃속에서 불어 포만감을 준다. 대신 짭짤한 맛 때문에 물이 많이 필요하다. 이때에는 가끔 눈을 퍼먹기도 하는데 눈을

   먹는 방법은 입안에서 눈이 녹아 물이 될 때까지 머금고 있다가 물로 변하면 그때 먹는다. 목이 마르다고 눈을 그냥 삼키면 갈증

   이 더 생긴다.   근처에 얼음이 있으면 눈보다 밀도가 높아 한 번에 더 많은 물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눈을 녹여 식수를 만들고 있다 -2006 알프스 등반

 

 

7) 내가 보유한 물의 양을 계산해서 먹는다. 아침에 출발 전이나 자기 전 버너를 사용할 때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물을 먹어 두어

   야 한다. 자기 전에 물을 많이 먹어 두어야 하는데 자다가 소변이 보는 것이 귀찮아 물을 조금 먹는 경우가 생긴다. 그것을

   걱정한다면 절대 일찍 잠을 자지 마라. 한 번에 푹 자고 아침에 소변 보고 싶어 일어나면 다음 날 출발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

   으로 조절하면 된다. 아침에는 빨리 움직여 야 하는 데 가장 급한 것이 물을 만드는 것이다. 저녁에 미리 잠시간을 조절하면서

   수통에 물을 만들어 놓고 자면 아침에 다시 물을 만드는데 유용하다. 눈을 바로 녹이는 것보다 물을 조금 넣고 녹이는 것이 더

   빠르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출발할 때 역시 가능한 물을 많이 먹어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운행 중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물을 하루에 적당히 나누어 먹어야 한다. 목이 마르다고 원하는 만큼 물을 마신 다면 분명 오후가 지나자마자 물이 떨어질 것이

   다. 평균 하루 운행 시간을 계산해서 조금씩 나누어 수분 을 공급하는 것이 좋다. 물을 바로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가 가진

   물을 다 먹고 같이 등반하는 동료 의 물을 얻어 먹으려고 눈치를 보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

 

 

8) 배낭에 불필요한 것이 들어 있는지 한번 확인을 한다. 며칠씩 등반을 나가면 하루 종일 어깨에 배낭을 매 고 운행을 해야 한다.

   거기에 등반을 하기 위해 손과 팔을 사용해야 한다. 아이스 해머를 쓰기 위해 어깨 위로 팔을 휘둘러야 하고, 쥬마링을 하기 위해

   손을 올리기도 하고, 암벽 등반을 하기 위해 양손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 이때 항상 내 몸에 붙어있는 무거운 배낭이 내 어깨를

   눌러 몸의 피로를 더욱 누적시킨다. 조금이라고 배낭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불필요한 것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심지어는 배낭의

   뚜껑도 떼어 내어 좀 더 배낭을 가볍게 해야 한다. 즉 내가 생존에 필요한 것 이외에는 모두 버려야 한다. 배낭을 다른 사람보다 잘

   맬 수 있다고 자만하면 안 된다. 고산 알파인 등반은 하루에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누구든 어깨를 눌러 등반을 방해하는 것은 마찬

   가지이다. 이 과정을 몸에 숙달시키기 위해서는 국내 훈련 중 떠한 등반이든 배낭을 매고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배낭의 무게

   는 등반의 형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기본적으로 배낭을 매고 움직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특히 하중 훈련을 고려해서 한때는

   고산에서 매는 무게보다 약 5~10킬로그램을 더 지고 다니면서 무게가 주는 압박에 친숙해져야 한다. 그래야 고산 알파인 등반에

   짐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고 또한 고산의 특수성에 의한 신체 기능의 저하에 따른 배낭 무게도 줄여야 하기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9) 의류의 착용은 낮이 아니라 밤을 위해 입어야 한다. 낮에는 지속적으로 움직인다. 추위에 노출이 되어도 햇빛과 몸에서 나는 열로

   추위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녁에 잠을 잘 때 처음에는 잘만 했으 나 중간에 추위를 느껴 깨면 그때부터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것에 대비해서 등반 복장은 밤을 이길 수 있도록 입어줘야 한다. 등반을 나가면 얇은 침낭(500~700그램) 사이의 것을

   가져가며 우모복 상의 정도를 배낭에 가지고 다니다가 저녁에 입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나는 가셔브롬4봉 때 700그램 침낭을 쓴 이후 고산 알파인 등반을 나가면 500그램 이상의 침낭을 사용 한 적이 없다. 무게를 감수

   하고 따뜻함을 추구하기보다는 하루 종일 지는 배낭 무게에 더 중점을 두다 보니 밤이 되면 무척 춥다. 특히 발이 차가워 잠을 못

   자는 경우가 심했다. 아무리 양말을 새것으로 갈아 신고 자도 침낭 자체가 보온이 떨어지므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 밤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낮의 복장보다 밤의 복장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밤을 위해 두꺼운 옷을 여러 겹 껴입을 수도 없다.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얇은 내복을 2~3장 입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주로 내복 종류는 울이 많이 포함 된 내복을 사용한다. 이번

   파리납차 등반 때에는 맨 처음에는 낮에 땀으로 인해 젖는 것을 대비해 빨리 땀을 흡수해 방출할 수 있도록 아주 얇은 내복을 입고

   그다음에 조금 더 두꺼운 내복을 입고 세 번째는 아주 두꺼운 내복을 입었다. 그 위에 폴라텍 종류의 옷을 입고 최종 파일로 된

   자켓과 겉옷으로는 방풍의 를 껴입는다.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입어 불편해 생각 할지 모르겠지만 실제 옷의 두께를 잘만 고려

   해서 입는다면 불편하지 않다. 이렇게 입는 것은 내가 다른 사람보다 추위 더 약하기 때문에 춥지 않으려고 하는 것 뿐이다

 

                                                                       2008년 카니바샤 샤르 비박모습

 

10) 소품에 충실해야 한다. 옷을 아무리 잘 입어도 그 외의 피부를 보호해주는 소품이 부실하면 복장을 갖추 는 것에 실패한다.

     여기서 소품이라 함은 모자 및 바라카바, 양말, 장갑을 말한다. 최소한 장갑은 등반의 사정을 고려해서 3~4개의 여유분을

     가지고 가야 하며 그 중에 한 두 개는 그 사용의 용도가 틀린 것을 준비해야 한다. 등반에 적합한 것이 있으면 보온에 충실한

     것도 준비를 해야 하고 젖는 것을 대비해 다른 여분의 것도 있어야 한다. 바라카바는 여유분으로 한 개 정도 가져가고 양말은

     2~3개의 여유분을 갖고 다녀야 한다. 조금 부지런을 떤다면 저녁에 자기 전 사용했던 것은 벗고 새 것으로 갈아 신고 사용한

     양말은 가슴 안쪽에 넣어 체온으로 말려 다음날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양말에서 냄새가 나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장갑

     도 젖었다면 새 것으로 쓰고 잠을 자고 젖은 것은 호주머니에 넣지 말고 가슴 주위의 옷 속에 넣어 역시 체온으로 반드시 말리

     도록 해야 한다. 등반의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서는 항상 보송보송한 것들로 준비해야한다.

 

 

11) 식량 준비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알파인 등반 중에 3일 이상 체류하면서 등반을 할 것 같으면 첫 날과 비교하여 먹는

     양이 3일 지나면서부터 현저하게 준다. 내 경우 보통 국내 알파미를 이용하여 3인이 등반한 경우 보통 2개의 알파미를 가지고

     한 번의 식사에 사용했다. 일정이 길수록, 힘이 더 들수 록 먹는 양이 줄어들 수 있다. 나의 등반 형태에서는 항상 종반으로

     갈수록 식사량이 줄어들었다. 같이 동행한 대원의 일부, 식사량이 증가한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볼 때 모두 식욕이 감퇴하

     였다. 이것도 준비함에 있어 적용을 시키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간혹 섭취량이 많은 대원들끼리 모여 등반을 할 때 3인 이 2개의

     알파미로 끼니를 준비한다고 하면 라면을 포함시켜서 양을 증가시키면 가볍고 알파미의 밥맛 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아침

     식사에는 수프에 라면을 부숴 넣고 먹는 방법도 좋은 등반식이다.

     한 끼 정도는 누룽지를 이용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은데 누룽지는 먹을 땐 염분이 없으므로 꼭 반찬이 필요하다. 이때에도 반찬

     없이 조리를 한다면 라면이나 알파미에 더 첨가하는 방식을 취하면 좋다. 등반식이란 것이 입맛에 따라 최적의 조건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나름대로 이것저것 먹어보고 경험 해봐야 하는데 음식과 훈련을 따로 하는 것보다 실제 움직이면서 식량에 대해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 알파인 등반은 등반 일수가 길지 않으니 열량에 신경 쓰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포만감을 더 느낄 수 있고

     입맛에 따라 먹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나름대로 찾아보는 것이 더 빠르다. 그러다 보면 열량에 대 한 식품을 구성하고 포만감

     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 있을 것이다. 이번 세미나에서 나름대로 좋은 제품을 추천하고 싶은데 별로 생각나는 것이 없다.

     이번 기회에 같이 연구하고 토론할 과제이다.

 

 

                                          출발전 식량을 고르기 위해 펼처 놓았다. -2008년 카니바샤르 원정

 

 

이상으로 식량과 더불어 고산 알파인 등반에 있어 나의 나름대로 준비하고 행동하는 것을 발표하였다. 이 방법 중 일부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등반을 어떻게 하느냐하는 것은 모두 본인의 책임이고 몫이라 할 수 있다. 등반은 타인이 대신 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등반으로 인해 같이 하는 대원에게 부담과 짐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피치 못할 사정 이외에는 각자가 자기의 체력과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움직여야 한다. 특히 알파인 등반은 한 번의 도전으로 등반 전체의 흐름을 바꿔 놓을 수 있다. 철저한 혼자만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같이 움직이는 동료인 또 다른 대원에게 배려할 줄 아는 것도 필요하다.

극한 상황일수록 먹는 것에 더 예민해질 수 있다. 서로가 이해와 협조 그리고 배려를 하지 않으면 등반은 무의미하게 끝날 것이다. 알파인 등반은 춥고 배고프다. 하지만 그 안에 우리가 못 느끼는 또 다른 세계가 있으며 새로운 경험을 우리에게 준다. 흡사 마약을 하는 것처럼 그 세계에서 빠져 나올 수 없다.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경험하지 못한 대상지를 찾아 미지의 세계에 빠져드는 것이 등반인 것이다.

 

지금 못한다고 억울해 하지 말고 언제가 갈수 있다는 생각에 움직여 보자. 한국산악회에서 만든 100자 선서라는 글이 있다. 이 글을 음미해 보면 그 안에 우리가 나갈 방향이 제시되어 있다. 그 안에 알피니즘이 있다.

 

 

 

 

산악인 100자 선서 ** 노산 이은상 **

 

산악인은 무궁한 세계를 탐색한다.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정열과 협동으로 온갖 고난을 극복할 뿐

언제나 절망도 포기도 없다.

 

산악인은 대 자연에 동화되어야한다.

아무런 속임도 꾸밈도 없이

다만 자유, 평화, 사랑의 참 세계를 향한

행진이 있을 따름이다.

출처 :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의 꿈을꾸자
글쓴이 : 모래시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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