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클라이밍

[스크랩] 등반은 첫번째 방법은 발란스이고 둘째는 루트 파인딩 능력, 세째는 인내력이다.

대구담 2012. 7. 16. 23:05

등반이란 자기 한계에 대한 도전이며, 끝없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처음 바위를 대하는 사람은 한결같이 힘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등반에서 힘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힘 만으로는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이 등반이다.

프리 코스는 대개 10m 내외에서 40m 정도까지를 등반하게 된다.

주어진 코스에서 등반자는 자신의 힘을 얼마나 아끼느냐에 따라 성패가 가름된다.

그러나 인간에게 힘이란 어느 정도의 한계가 주어진다 (개인의 능력에 대한 한계) 그럼 이러한 힘의 한계를

무엇으로 극복할 수 있는가?

 

이것은 등반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로 제기된다.

힘의 극복, 첫번째 방법은 발란스이고 둘째는 루트 파인딩 능력, 세째는 인내력이다. '

갑'과 '을'은 힘이 동일하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갑'이 '을' 보다 발란스가 우수하다면 누가 더 좋은 등반을 펼치겠는가? 이 물음의 답은 우문에 불과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 번째 요소이다.

트레이닝을 열심히 한 사람이라면 펌핑이나 손가락 풀림을 자주 경험하는데 클라이머는 펌핑이나 손가락이 풀려도

치고 나갈 수 있는 정신력과인내력을 길러야 한다.

즉 기가 강해야 훌륭한 클라이머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은 주로'오기'로 등반을 했다고 말한다.

이런 "氣"의 힘으로 등반을 하면 한계란 쉽게 오지 않는다.

어느 한 코스를 오를 때 자신의 체력을 100% 완전 소모한 후 기로 등반했다고 하면 그날 다른 코스를 오르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힘은 한번 소모되면 약간의 휴식으로 보충이 되나 氣는 한 번 빠지면 쉽게 재 충전되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의 한 등반가가 예전에 5.13(당시 최고 난이도)을 등반하고 며칠 동안 잠도 못 자고 앓아 누웠다는 얘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

이와 같이 기로 등반을 하게 되면 자신의 체력, 정신력, 지구력 등을 능력 보다 120% 이상 발휘할 수 있다.

구 소련의 클라이머들은 최선을 다해 등반했는가? 의 물음에 추락 후 맥박을 재어 본다고 한다.

1분당 맥박 수가 180회를 초과했을 때 최선을 다한 등반이라 생각하고 그렇지 않은 때에는 최선을 다하지 않은

자신에 대해 심한 질책과 반성을 한다고 한다.

 

보통 사람의 맥박 수는 평온한 상태에서 60-70회, 운동선수들은 40-50회가 정상이다.

1분 당 맥박 수 180회. 이 수치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100m 선수의 최대 전력 질주, 마라톤 선수가 결승점에

골인한 뒤 쓰러질 정도의 노력, 마치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모든 체력, 아니 그 이상을 소비해야만

이러한 수치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은 단순 과도한 육체적 운동으로 보기보다는 자신의 체력을 모두 소모한 뒤 "기"-"정신력"으로 행한 행위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클라이머의 최대의 적인 펌핑, 손가락 풀림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정신력인 것이다.

자신이 한 코스에서 얼마만큼의 기를 쏟아 붓는가에 따라 능력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자신의 힘에 부치는 한 코스를 최선을 다해 등반한 뒤 자기 몸을 지탱할 힘도 없이 땅에 푹 주저앉아 버리는 등반,

이것이 참 등반이요 우리가 배워야 할 등반자세인 것이다.

유학산에서 손정준씨가 TK의 부활(5.13d)을 등반하고 내려 왔을 때 우리는 물 한 잔을 권했다.

"지금은 속에서 막 올라 올려고 해서 아무것도 먹지 못 하겠어요." 우리는 그에게서 참 등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등반가가 한 코스를 얼마나 신중하게 최선을 다해 올랐는가 아닌가를 쉽게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한 코스를 오른 뒤 몇 시간 후쯤 그 코스의 개념도(홀드 위치 방향 크기 등)를 그려보도록 한다.

열정과 기로 오른 사람이라면 몇 주일 아니 몇 달이 지나도 그 코스 개념 도를 아주 생생하게 그려 놓는다.

그 만큼 홀드 하나 하나에 쏟는 열정과 집중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과연 여러분은 단순히 홀드를 따라 오르는 행위만을 하는 것은 아닌지 직접 실험해 보기 바란다.

기가 없으면 쉽게 후퇴하고 쉽게 주저앉는다.

새로운 등반지를 찾아다니다 보면 바위가 너무 웅장해 기가 죽는 경우가 있다.

바위에 압도당한 나는 너무나 초라한 인간일 뿐. 이런 바위에선 쉽게 등반이 되질 않는다.

내 마음이 너무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낱 인간과 대 자연의 기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런 대 자연 앞에서도 최소한 꺾이지 않을 정도의 기를 쌓아야 한다. 또한 클라이머는 손끝과 발끝에 기를 모으는 훈련을 해야 한다.

등반은 다양한 근육이 사용되고 각 근육에 알맞은 힘의 배분이 요구된다.

그러나 등반은 모든 근육이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마치 시든 풀잎이 힘없이 쓰러지는 것과 같이 온 몸에 힘을 빼어야 한다는 어려운 주문이 있다. 몸에 힘이 들어가면 그만큼 지구력은 떨어지고 발란스는 약해지기 때문이다.

온 몸에서 빼낸 힘을 손끝과 발끝에 기를 모으고 등반을 할 때 비로소 수직의 벽에서 자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스포츠클라이밍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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