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복을 비롯한 기능성 의류를 설명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방수 및 발수,
투습 기능에 대한 것이다. 아마도 본 교관의 작년 보드복 리뷰를 보면 그 부분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 설명한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중요한 것은 물론이고, 거기에 따른 말이나 오해도 많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눈속에서 타는 보드복에서 방수 및 발수, 투습 기능이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그래서 각 보드복 브랜드에서는 자기 제품들의 기능성을 홍보하는데 굉장한 공을 들였던 것은 물론이다.
방수가 몇만 mm 에다 투습은 어떻고, 고어텍스가 어떻고 하는 설명은 그 단골 레파토리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점차 메이저 브랜드에서는 그런 기능성을 설명하는 비중을 점차 줄여가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일단 닥치고 방수 몇만 mm' 라고 설명하던 것을 지금은 '방수 같은 기능은 기본에 디자인이나 다른 특징들은 이것이다' 로
바뀌고 있다.
즉, 방수 같은 재질의 기능성에서 보드복 자체의 디자인과 구조가 더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각 메이저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보드복 원단의 기능성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이미 우리가 사용하는 보드복 원단은 기능성에서 좋다고 인정을 받았고, 그런만큼 더 이상의 설명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거기에 확실히 각 브랜드별로 사용하는 원단들의 종류는 조금씩 다르지만, 그 원단들이 가진 방수 및 발수, 투습 기능이 뛰어난 것도 사실이고 말이다.
그래서 지금은 원단의 기능성은 기본으로 깔고 디자인과 구조로 승부하는 시대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이런 메이저 브랜드가 아닌 중소 브랜드에서는 여전히 원단의 기능성을 홍보하는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인지도가 낮고 검증이 부족한만큼 메이저 브랜드 만큼의 신뢰도를 얻지 못하는 상태에서, 가장 잘 먹힐 수 있는 것은
역시나 원단의 방수 및 발수, 투습 기능이기 때문이다.
사실 어떤 보드복의 방수가 30,000mm 에 투습이 20,000g 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더라도 그것을 100% 신뢰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동대문표 30,000mm 방수 기능의 바지가 모 브랜드의 10,000mm 방수 바지 보다 못했던 어이없는 경험도 있었다.
이런 부분에서 봤을 때 무작정 숫자로만 표시되는 방수 등의 기능을 믿기 보다는 브랜드의 파워와 신뢰도를 믿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도 해 본다.
자, 그러니까 방수 좋다 자랑말고 구입전에 꼼꼼하게 평가나 입소문, 그리고 만듦새를 잘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고 기능성을 자랑하는 이름모를 브랜드의 제품보다, 메이저 브랜드의 조금 하위 제품을 고르는 것이
안전하다고 보는 편이다.
그럼 다시한번 보드복의 방수 및 발수, 투습 기능에 대한 것을 자세하게 알아보자.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예전만큼 아주 중요하지는 않더라고 할지라도, 역시 최소한 제대로 알고는 있어야 하는 부분이니 말이다.
의류에서 방수는 외부의 수분이 천을 통과해서 안으로 스며들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것을 말한다. 방수력의 단위는 mm를 쓰는데, 이 Lifty RLS 는 10,000mm 의 방수력을 가지고 있다.
흔히 '방수가 몇만방이네' 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바로 mm 를 얘기하는 것이며, 그 표현대로라면 Lifty RLS 는 방수 만방짜리 되겠다.
방수력의 단위를 mm 로 하는 것은 수압과 관련이 있다. 물속에서 깊이 들어갈수록 수압이 높아진다는 것은 대부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방수력 10,000mm(정확히는 10,000mmH2O 지만, 어차피 H2O 가 물이기 때문에 그냥 mm 만 주로 쓴다.) 라는 것은 물속 10,000mm, 즉 10m 물속에서 받는 수압을 견뎌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이해가 되시는가?
이해가 안가는 독자들을 위해서 좀더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대부분의 원단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방수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방수력 5,000mm 만 하더라도 기본적인 물기를 막는데는 별 지장이 없다. 그런데 물의 압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원단의 조직 사이를 뚫고 들어가는 힘이 강해지며, 압력에 의해 조직이 뚫리는 순간 물이 원단의 안쪽으로 스며들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우산의 방수력이 약 2,000mm 정도 된다고 한다. 그런데 보슬비가 내릴 때는 괜찮다가,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지면 우산의 안쪽으로 비가 새는 경험을 해본적이 있으리라.
강하게 퍼붓는 비의 압력이 우산의 한계인 2,000mm를 넘어서면서 견디지 못하고 조직이 뚫려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보드복의 방수력은 당연히 숫자가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 특히 눈과 접촉할 일이 많은 바지의 경우는 방수력이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방수 기능이 좋다고해서 무조건 원단이 물에 젖지 않는 것은 아니다. 원단의 표면은 젖더라도 그것이 안쪽까지 통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방수 기능이기 때문이다. 원단의 표면을 젖지 않게 하는 것은 발수 기능이다.
아무리 좋은 방수기능을 가진 옷이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고 세탁 및 오염이 반복되면 방수성능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바른 사용 및 세탁, 관리가 중요하고, 용도에 맞는 방수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얼마전까지만해도 발수를 '투습'과 혼동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방수는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막아주는 것이고, 발수는 안쪽의 수분을 바깥으로 배출해주는 기능이에요~' 라는 답변이 아주 많았었는데, 이것은 완전히 발수를 투습으로 오해한 것이다.
발수는 원단의 조직위에 얇은 막을 코팅하는 방법으로 사용하며, 방수 및 투습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리고 방수기능과 비교를 하자면, 방수는 물이 원단의 조직을 통과하여 안쪽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이다. 하지만 발수는 그것과는 상관없이 물이 닿는순간 원단의 표면에 스미지 못하도록 튕겨주는 것을 말한다.
간단하게 자동차 유리에 발수제를 바르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유리는 완전 방수 재질이라서 아무리 비가와도 물기가 안으로 스며들일이 없다. 하지만 물이 스며들지 않더라도 유리면 전체에 번지면 잘 안보이는 현상이 생긴다. 이때 물기가 번지지 못하고 곧장 흘러 버리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발수제의 역할이다.
이렇게 물이 스며들기전에 아예 튕겨내 버리니 당연히 옷의 방수 기능이 더 좋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방수 기능을 가진 대부분의 원단들은 발수를 위한 코팅을 하는데, 간혹 발수 기능이 없거나 약한 방수 원단도 있다.
예를들어서 데님(denim) 원단의 보드복은 조금만 사용하다보면 표면이 축축하게 젖어든다. 하지만 방수가 좋은 제품이라면 안쪽까지는 물이 스며들지를 않는다. 즉, 방수 기능은 좋으나 발수 기능은 약한 제품인 것이다.
그리고 드물게는 물을 흡수하여 조직의 부피가 팽창하면서 모공을 막는 방법으로 방수가 되는 원단도 있다. 그러니 당연히 이 원단은 발수 기능이 있으면 방수 자체가 안되기 때문에, 아예 발수 처리를 하지 않는다.
발수 기능도 영원할 수는 없다. 얇은 발수막이 얇아지거나 없어지면 발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럴 때는 용도에 맞는 발수제를 뿌려주면 어느정도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투습 (透濕, breathability)
투습이란 원단 안쪽에 생기는 수증기 상태의 습기를 외부로 배출하는 기능을 말한다. 물의 입자보다는 작고 수증기의 입자보다는 큰 수많은 미세구멍으로 수증기를 배출하는 원리다. 숨쉬는 원단이라는 이야기가 이것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투습력을 측정하는 테스트로는 Water Vapor Flux (수증기 유출력)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 수치는 24시간동안 1제곱미터당 통과시킨 수증기의 양(g/m2/24hrs)으로 측정한다. 간혹 투습력도 mm 로 잘못 표시하는 경우도 있는데, 정확히는 g/m2/24hrs 나 간단히 g 으로 표시하는 것이 맞다.
'투습' 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고어텍스' 다. 고어텍스외에도 투습기능을 가진 원단들이 많지만, 아무래도 투습기능의 원조격이자 최고라 칭할 수 있는 고어텍스를 보통 첫손가락에 꼽는다. 오죽하면 고기능성 레저복에서는 고어텍스냐 아니냐로 구분한다고 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제 아무리 고어텍스 할애비라도 투습기능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투습기능을 담당하는 고어텍스 멤브레인도 시간이 지나고 오염이 되면 그 기능을 점차 상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절한 세탁 및 관리방법이 굉장히 중요하다.
고어텍스를 포함한 방수/투습기능이 있는 원단으로 된 제품에 발수 처리제를 뿌려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발수력은 원단의 투습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원단의 표면이 물에 젖으면 수막이 형성되면서 투습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방수/투습 원단에는 기본적으로 발수처리가 되어 있지만, 이 발수막이 점차 약해지기 때문에 그것을 보강하기위해서 발수 처리제를 뿌려주는 것이다.
이때 발수 처리제를 잘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수 처리제는 대부분 발수 처리제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방수와 발수 개념을 혼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심지어는 같은 회사의 같은 제품을 가지고서도 판매자에 따라서 발수제와 방수제로 따로 팔리는 경우도 있다.
거기에 실리콘이나 우레탄등을 원료로하는 방수제를 뿌려 버리면 미세 모공을 막아서 오히려 투습기능이 상실되기도 하니 주의하시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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