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불이요 하늘과 땅, 신불산
자고로 억새명산으로 잘 알려진 신불산 동녘의 열두 도산검수를 두고 '물과 불이요, 하늘과 땅이다'고 외친 선인들이 있는가 하면,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성산(聖山)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었다. 이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神)과 불(佛)이 함께 한 독특한 지명이라, 그 산세만큼이나 기(氣) 또한 센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어떻든 간에 신이 되면 신이 보이고, 부처가 되면 부처가 보이는 법. 신의 모습, 부처의 모습, 산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늘 거기에 있는 신불산은 누운 듯, 폭발할 듯, 감춘 듯, 요동치듯, 저항하듯 하여 불가사의하기만 하다.
■가혹하리만큼 험악한 '열두 도산검수'
열두 도산검수(十二 刀山劍水)란 부챗살처럼 벌어진 신불산 동녘의 열두 험로를 말하는데, 그 지선을 열거하면, 간월재 지선, 빨치산 험로 지선, 성지골 지선, 우 누운등 지선(신불중앙공룡능선), 좌 누운등 지선, 칼등 지선(신불공룡능선), 폭포골 지선, 동자골 지선, 불당골 지선, 갈밭골 지선, 용당골 지선, 가달고개 지선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최고의 난코스는 빨치산 험로이고, 아찔하기는 칼등 지선, 신비롭기는 성지골을 꼽을 수 있다. 대표적인 도산검수인 '빨치산 험로'는 한국전쟁 당시 식량 보급에 나섰던 빨치산이 은밀히 쏘다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난리가 끝난 후에는 뱀을 잡는 땅꾼이나 숯장이, 사냥꾼, 약초꾼같이 산에서 입살이를 하는 사람만 드물게 드나들었다. 울창한 밀림에 들어서면 길을 잃기에 십상이었고, 맹수의 소굴이라 늘 두려운 존재였다.
열두 도산검수는 제각기 발품 맛이 달랐다. 창공을 찌르는 칼이 서 있는가 하면, 처녀림 계곡, 실배암 길, 아슬아슬한 협곡이 도처에 숨어 있었다. 신불산 주계곡인 성지골은 올라갈수록 깔끔한 맛이 났는데, 청 이끼 낀 바위틈에서 발원하는 석간수는 태화강으로 흘러갔다. 하늘억새길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뭐니뭐니해도 신불산 정상이었다. 맑은 날이면 멀리 지리산도 바라보였다. 요동치는 칼등(칼바위)에서는 울주군 서부 여섯 고을이 한눈에 들어왔고, 누운등(신불중앙공룡능선)에서는 베틀바위와 폭포골이 잘 보였다. 폭포골은 일 년 내내 햇볕이 들지 않아 음산한 곳으로 홍류폭포 와우폭포 미륵폭포 등 크고 작은 폭포가 줄을 이었다.
기행시인 배성동의 영남알프스 택리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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