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격포마리나에서 생활하시는 할아버지와 자작요트
태풍을 피하려고 찾아간 격포마리나에서 만난 대단하신 할아버지를 소개합니다. 고향이 전북 부안이라고 하시더군요.
태풍이 오기직전 계류줄을 보강하기 위하여 저녁시간에 마리나를 찾아갖더니 할아버지 한분이 상의를 홀랑벗고 폰튠위에 계신다.
계류줄을 보강하고 난 후 할아버지와 대화를 하였더니, 이분은 연세가 곧 90세가 되어가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는 놀라운 분이기에 카페에 소개합니다. 사실 할아버지는 소문내지 말라고도 하셨지만......
할아버지는 항상 배에서 주무신답니다.
태풍 볼라덴이 들이닥쳐도 마리나에 계류중인 작은 요트안에서 주무십니다.
할아버지의 남은 여생을 보내는 마지막 주거지가 된 것 같습니다.
이점은 우리 요트인들이 갈망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게 하시는 분입니다.
최초 마리나 사무실에서 여직원이 제공한 빵과 우유를 드시면서 대화를 시작하였더니. 할아버지는 직접 요트를 제작하여
격포마리나에 계류중이라고 하신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바다경험이 전혀 없으신분이라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바다가 되고 싶어하시는 욕망을 갖고 있으시다고 합니다.
항로를 몰라도 무작정 먼바다로 나가고 싶어 하십니다.
나는 염려되어 항로를 숙지하시고 항로정보도 충분히 확인하셔야 고생을 하지 않는다고 조언 하였지만, 할아버지는 바다에서 죽는것이 좋으시다고 합니다.
「 할아버지 다른 마리나에서도 요트인들을 만나고 저도 할아버지를 다른지역 마리나에서 만나면 엄청 반가워 할텐데, 어느날 소식이 두절되어 못만나면 서운해 질 것 같으니, 안전장비는 갖추시고 항해를 하셔야죠」
하면 괜찮다고만 하십니다. 바다에서 죽고싶어 하십니다.
요트를 제작하시는 중에 요트에서 추락사고로 어깨를 다쳐 2년간 작업을 못하였지만 기어이 제작완료하시는 끈질긴 할아버지!
바다 경험이 거의 없으시면서도 항해장비 하나없이 무작정 바다로 나가고 싶어 하시는 무모한 할아버지!
제가「 바다는 항상 변화무상합니다. 예고없이 돌풍이 몰아부치기도합니다」하면 바다가 그러냐고 되묻는 할아버지!
요트 선수들이 항해테스트하였더니 직진하지 않고 옆으로 간다고 평가되는데도 무시하고 바다로 나갈려고만 하시는 할아버지!
마리나에서 할아버지와 배의 모습을 못볼까봐 걱정되게 하시는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5년간 손수 제작한 23피트 정도 되는 요트. 외국의 책자를 보고 제작하였답니다.
마스트는 인천의 어느 알류미늄 공장에서 제작하여 설치하고, 붐은 단단한 목재를 사각으로 잘라 장착하였답니다.
마스트속에 스티로플을 가득채워 물에뜨는 마스트라고 자랑하십니다.
사이드 스테이는 일반 SUS와이어를 사용하였고, 부품은 철물점에서 사용하는 조임용 부품이지만 쓸만합니다.
라이프라인 대신 아연관을 밴딩하여 난간을 만들었답니다.
할아버지의 인생에서 가장 큰 작품인 것 같습니다.
특이한 분위기의 콕핏에 비닐천막을 설치, 바닥의 틸러 뒤쪽은 8마력 엔진을 장착하기도 하고, 화장실로도 사용이 되는 것 같다.
쏠라판이 앞쪽까지 5개 설치되어 있다. 할아버지가 배안에서 유일하게 사용하는 노트북 전원은 해결
선체는 합판으로 틀을 짜서 수지로 감싼것 같은데 엄청 두껍게 제작하여 무게가 많이 나올 것 같은 예감이라 여쭤
보았더니 많이 나간다고 합니다.
요트의 웬만한 부품들은 손수 제작하셨지만 사용하는데 별로 지장이 없는 것 같고. 유일하게 붐뱅의 부품만 정품을 사용하셨다.
바우쪽 계류줄을 가지런히 잘정리하신 모습
마리나에서의 생활을 즐기는 할아버지께 찬사를 보냅니다.